적자 공기업들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얼핏 생각했을 때 납득이 안 가지만, 공기업의 목표는 이익 추구가 아니라는 점을 살펴야 합니다.
공기업이 꽤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는 데도 성과급을 많이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정부로부터 받은 평가가 우수했다는 게 성과급을 준 배경인데요. 이 지적이 설득력이 있든 아니든, 이런 지적이 자주 나오는 이유는 우리가 공기업을 평가할 잣대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사기업은 이익을 많이 내면 그에 비례해서 주가가 오르고 좋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전자가 좋은 기업이라고 한다면 그게 유일한 이유입니다. 물론 '존경 받는 기업'과 좋은 기업은 좀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익을 많이 내서 배당도 많이 하고 투자도 적재적소에 잘하는, 그래서 앞으로도 더 많이 이익을 낼 것 같은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기업은 이익을 많이 냈다고 좋은 기업이거나 부채가 많다고 나쁜 기업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부채가 가장 많은 공기업은 LH공사인데요. 시중에서 자금을 빌려와서 토지를 개발하고 그 토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거나 그 땅을 다시 민간 건설업체에 매각하는 일을 합니다. 일을 열심히 많이 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 입니다. 만약 부채를 줄이고 싶으면 그날부터 일을 안 하면 됩니다.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서 매우 비싼 값에 팔거나 월세를 많이 받으면 쉽게 '흑자'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부채가 적고 이익이 많이 난다고 좋은 공기업, 그 반대라고 나쁜 공기업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부채가 많고 적자가 많은 게 좋은 공기업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정부가 적자재정 정책을 펴면서 재정을 많이 쓰는 게 좋으냐 나쁘냐의 논란과 비슷합니다. 이것도 정답이 없는 논쟁입니다. 그러니 공기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공기업 직원에 성과급을 주느냐는 문제는 각자의 의견이 일치하기 어려운 기준입니다.
- 출처: '리멤버 나우' 이진우의 데일리 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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