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동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낮아질 거라고 시장이 예측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낮아진 이자 부담은 부동산 시정을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만듭니다.
요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어느 수준인가를 가끔 살펴보는 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짐작 또는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거나 계속 낮아지는 흐름이면 이자 부담에 따른 매물은 나오기 어려울 테고 그 반대라면 역시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테니까요.
-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걸 살펴야 하나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늘 살펴야 할 것은 '고정금리대출의 금리'가 아니라 '변동금리대출의 금리' 입니다(결국 코픽스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고정금리대출은 새로 대출을 받을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그게 오르거나 내리는 건 기존 주택 보유자들과는 무관한 일입니다.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오르면 새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그만이니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는 사실 부동산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중요한 건 기존 변동금리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 요즘 금리는 어떤 추세인가요?
그런 관점에서 요즘은 주택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국면입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계속 조금씩 내려가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동금리의 변동 기준이 되는 코픽스(은행들의 자금조달원가=예금금리와 거의 비슷한 개념입니다)가 올해 초에는 약 2.0%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1.5% 정도로 내려가 있습니다. 기준금리 하락을 아직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모두 반영하지는 않은 상태여서 약간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예금금리도 거의 함께 비슷한 폭으로 따라 내리는 게 관행이었는데 은행들이 고객이탈 등을 걱정하면서 아직 그만큼은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보다 더 높았지만 요즘은 오히려 낮아진 역전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은 앞으로도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집을 월세로 빌려줄 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1)앞으로 10년간 매월 50만원만 받음. 2)매월 60만원을 받되 1년 후에는 시중 월세를 반영해서 다시 정함.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 집주인은 앞으로 월세가 계속 내려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월세 시세가 50만원보다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면, 집주인은 1번 선택지를 제시할 리가 없습니다.)
요즘 은행 이자율도 마찬가집니다. 5년 동안 변함없이 A%(고정금리)를 내든가 일단 3개월은 B%를 내되 그 후에는 시중금리를 반영해서 다시 정하든가(변동금리) 둘 중 하나를 고객에게 선택하라고 하고 있는데 A값이 B값보다 더 낮습니다. 은행에서도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걸로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지금 대출을 받는 소비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좋은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미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에 시장의 그런 고민이 모두 반영된 결과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들어드린 매월 50만원 월세와, 60만원 월세 후 매년 재계약 중에 뭐가 세입자에게 더 좋은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요즘 인기 지역에 아파트 매물을 찾기 어렵고 그래서 가격이 조정을 받지 못하고 계속 오른다는 소식은 이런 금리 흐름과도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건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적어도 대출이자 부담은 과거보다 적다는 의미입니다.(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 말고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대출자들이 많아지므로 실제 부담은 꼭 이자율의 변동 상황과는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내년부터 바뀌는 양도세 정책도 수급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1주택자들 중에 본인은 전세나 월세에 살면서 다른 곳에 주택을 투자용으로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정책인데요. 올해 말까지는 그런 주택을 팔더라도 1주택자 혜택을 받아 양도세를 꽤 절감할 수 있었는데 내년 이후에는 그 집에 2년 이상 거주해야만 1주택자로 간주하고 양도세 혜택(양도차익의 최대 80% 감면)을 줍니다.
1주택자라도 거주용 주택이 아닌 투자용 주택이라면 거주용 주택으로 보유하던 경우와는 다르게 과세해야 한다는, 꽤 일리있는 정책입니다. 1주택자가 주택을 사고 팔아서 버는 돈에는 세금을 거의 안 물리는 이유는 양도세가 무거우면 집을 팔아서 비슷한 주택으로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는 그걸 팔아서 다른 거주주택을 사야 하는 상황이 어차피 아니므로 양도세를 보다 적극적으로 부과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 세금이 부담스러운 집주인들이 집을 많이 내놓았겠네요?
그런 정책변화로 인한 매물이 올해 연말까지 꽤 나올 걸로 기대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이후에는 거주하지 않은 투자용 주택 매물이 줄어들고(2년을 거주하고 난 후에 팔려고 할 테니) 그런 투자용 주택을 쉽게 팔아버리고 다른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그런 갈아타기 자체가 어려워지니)
- 출처: '리멤버 나우'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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