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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경제, 부동산

[2019년 12월 02일] 세금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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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금이 꽤 부족할 전망입니다. 올해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큽니다.

 

내년 우리나라 정부의 살림살이가 대단히 쪼들릴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세금 수입이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 같기 때문입니다. 원래 불경기에는 세금이 덜 걷히고 쓸 곳은 오히려 많아지는 게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지만 세수 감소폭이 예상외로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세금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우리나라에선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이 3가지 세금이 거의 비슷한 정도로 걷힙니다. 이 3가지 세금을 걷어서 나라살림을 한다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소득세 75조원, 법인세 67조원, 부가세는 59조원이 걷혔습니다(국민들 사이에서 꽤 예민한 세금인 상속세는 2조원, 증여세는 약 5조원, 종부세는 1~2조원 정도입니다. 그런 세금들은 많이 걷든 적게 걷든 세수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법인세 세수가 올해보다 약 8조7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는 올해의 이익에 연동되므로, 내년에 법인세를 얼마나 내게 될지는 올해 기업들이 거두고 있는 이익의 흐름을 보면 대강 예상할 수 있습니다.

 

소득세는 올해 번 돈에 근거해서 내는 소득세도 있고 내년이 되어 봐야 알 수 있는 소득세(예를 들면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내년에 집을 파는 사라들이 냅니다)도 있습니다. 아직은 정확한 예상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액에 비례해서 내는 부가가치세는 내년의 소비경기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법인세 정도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거기에서만 약 10조원가량이 줄 것이라고 예상된다는 겁니다. 소득세와 부가세의 감소분이 커지면 세수 감소는 더 확대될 수 있습니다.

 

- 소득세와 부가세도 내년에 더 줄어들까요?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원인으로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으니 연말 성과급도 덜 나갈것이고 그러면 내년 초에 내는 소득세도 줄어들 겁니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주택 거래가 많으면 늘어나는데 매물을 내놓을 만한 다주택자들이 무거운 양도세, 의무거주기간 등의 규제로 매물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올해처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 거래의 부진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옵니다. 사람들이 비교적 큰 돈을 쓰는 시기는 집을 옮기는 때입니다. 집을 수리하면서 쓰는 비용도 있고 이사하는 과정에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교체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거래가 부진하면 그런 내구재 소비도 줄어듭니다.

 

종부세 등 재산세가 더 늘어나면, 그런 세금을 내는 고소득층의 소비도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종부세 등 보유세가 집을 팔아야 할 만큼 세금 부담이 크다면(그걸 유도하기 위한 세금이니까요) 집을 팔기 전에 먼저 소비를 줄여서 그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가 원하는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이전에 다주택자들의 지갑 닫기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소비 위축은 자영업자 등의 소득 감소로 이어집니다. (뭔가를 얻으려면 항상 뭔가를 읽는 게 생깁니다)

 

- 세수가 줄어들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정부의 예산이 <오로지 세금 걷는 만큼만 쓴다>는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면 정부가 쓸 돈(예산) 자체도 줄어들겠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정부는 세금이 적게 걷히면 그 부족액을 국채 발행을 통해 부채를 조달해서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세수가 감소하면 정부의 채무가 늘어날 뿐 정부 예산은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채무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국채 발행이 늘어나므로 시중 금리가 오르는 효과를 가져올 수는 있습니다. (정부가 큰 돈을 빌리러 다녀야 하므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이자율이 오릅니다)

 

올 한 해 늘 눈에 띄던 경제뉴스 중 하나가 '수출 감소' 였다면 내년에는 '세수 펑크'일 가능성이 큽니다. 불경기에는 늘 나타나는 현상이니 새롭거나 충격적인 일은 아닙니다만 걱정스러운 현상이긴 합니다.

 

- 출처: '리멤버 나우'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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